맥도날드가 유럽에 진출할 때 제일 심한 문제는 역시 웰빙 트렌드입니다. 많은 유럽나라들 중에서도 특히 영국은 일지감치 비만에 사회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2007년 Sunday Telelgraph의 조사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국민전체에서 비만인 사람의 비중이 약 20%까지 상승했다고 합니다. 남 6%->24% 여 8%->24%) 패스트푸드 광고를 TV에서 금지하는 법을 실행했을 정도였죠.
이 문제가 심각한 것은 단지 TV광고라는 수단을 잃는 다는 것이 아니라 패스트푸드가 비만의 주범으로 '찍혔'다는 것이었습니다. 때문에 맥도날드는 영국에서 광고라는 효과적인 수단 대신에 다른 방법을 이용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영국에서 맥도날드가 선택한 방법은 공익마케팅이었습니다. 사회의 '질병'으로 여겨지는 비만을 '조장'한다는 이미지를 벗기 위한 방법이었죠. 맥도날드는 '건강하다.'라는 거짓말보다 우리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라는 변명을 할 구실을 찾으려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맥도날드가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은 어린이(청소년)와 지역커뮤니티입니다. 어린이는 그야말로 패스트푸드의 주 타깃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며, 지역커뮤니티는 영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된 집단이기 때문에 선정되었죠. 사실 지역 커뮤니티 쪽은 패스트푸드에 안 좋은 이미지를 퍼트리는 집단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사로잡기 위해서 사용한 방법 첫 번째는 영국의 국민 스포츠인 축구를 이용하여 어린이 축구교실을 엄청난 규모로 지원하는 것이었습니다. 맥도날드는 어린이 축구교실에만 20만 명의 코치와 40만 명의 자원봉사자를 지원했습니다. 패스트푸드가 건강에 '안 좋다'라는 인식으로 생긴 맥도날드의 이미지를 어린이와 영국의 접점인 축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건강함을 어필한 전략이었습니다.
어린이 다음, 지역 커뮤니티에게는 맥도날드 매장을 일부 개조하여 회의 장소를 제공했습니다. 부정적인 인식으로 발도 들이 밀지 않는 이른바 '사회에 관심 있는 이들'을 맥도날드의 접점으로 끌어들임으로서 좀 더 친숙하고, 사회적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공익마케팅 전략이죠.
<카페같은 분위기의 런던 맥도날드, 기존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맥도날드는 영국에서 이런 스폰서링 캠페인을 실행하면서 TV광고 대신 옥외 광고, 포스터 광고에 투자했습니다. 그러나 거의 모든 광고들은 맥도날드의 본래 속성인 빠르고 값싸고 맛있는 음식보다 건강함, 환경 친화적인, 즐거움 등의 가치를 부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오늘 나온 신선한 달걀(건강함), 튀김오일 재사용(환경친화)를 이야기하는 인쇄광고>
<2009년에 런던에서 집행한 아웃도어 광고영상, 재미에만 포커스, 소설네트워크 이용>
이 결과 2010년 HBSC에서 올해의 프랜차이즈 상을 받았고, 2007년에는 두 자리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성과가 중요한 것은 이미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TV광고 없이 이뤄냈다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유럽은 패스트푸드는 건강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그중에 특히 영국은 광고를 금지할 만큼 강했죠. 하지만 맥도날드는 패스트푸드에 대한 안 좋은 인식으로 오는 후광효과(어떤 것에 대한 태도가 그와 연관된 다른 것에도 연계되는 심리효과)로 생기는 부정적 이미지를 바꾸어놓았습니다. 영국 문화와 사회를 이해하고 과감한 혁신을 실시한 결과라고 볼 수 있죠.
다음 편에서는 영국보다 '조금' 규제가 가벼운 독일과 프랑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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